취재기사줄 서서 먹는 별미부터 푸짐한 인심까지, 맛깔난 경주 성동시장2025.09.23 
			경주 시내 한복판에 자리한 성동시장은 여행자들이 '진짜 경주'를 체험할 수 있는 전통시장이다. 오래된 골목 사이로 들려오는 상인들의 사투리가 구수하고 장을 보는 현지인과 사진을 찍는 여행자들 사이로 정겨운 시장 풍경이 펼쳐진다. 신나게 구경하며 즐기다 보면 성동시장의 대표 먹거리들이 발길을 잡는다. 취향껏 골라 먹는 푸짐한 한식 뷔페, MZ세대가 열광하는 양념치킨, 단짠단짠이 매력적인 우엉 김밥, 시장 대표 간식인 순대와 팥죽까지. 성동시장의 하루가 눈과 입, 마음마저 사로잡을 만큼 맛깔스럽다.

한식 뷔페 골목의 정겨운 한 끼
성동시장의 대표 명물은 단연 한식 뷔페 골목이다. 수북하게 담은 반찬들이 잔칫날처럼 길게 줄지어 차려진 모습은 여행자의 눈을 사로잡는다. 고등어조림, 가자미조림, 제육볶음, 각종 나물 반찬, 심지어 잡채와 전까지 무려 서른 가지에 이른다. 접시를 들고 ‘무엇부터 담아 볼까’ 행복한 고민을 하게 되는 순간이다.


더 감동인 건 가격이다. 단돈 9,000원이면 반찬을 맘껏 덜어 먹을 수 있다. 접시에 먹고 싶은 반찬을 담고 나면 주인아주머니가 따뜻한 밥과 국을 내준다. 푸짐한 반찬에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국까지 곁들이니 그야말로 시장판 코스 요리 한 끼가 완성된다. 매일 새벽마다 직접 장을 봐서 준비한 반찬에는 손맛과 정성이 그대로 배어 있다. 한입 먹을 때마다 그리운 집밥을 떠오르는 이유다.


드넓은 실내 공간 안에 뷔페식당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어서 취향에 맞게 고를 수 있고, 비 오는 날에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게 사계절 내내 손님을 맞는다.

줄 서서 먹는 시장의 인기 별미
한식 뷔페만이 아니다. 성동시장에는 줄 서서 먹는 별미들이 여행자를 기다린다. 그중 첫손에 꼽히는 건 단연 우엉 김밥이다. 시장 안에 여러 집이 있지만, 원조 불리는 보배김밥 앞에는 언제나 긴 줄이 늘어선다. 메뉴는 오직 우엉 김밥 하나. 산더미처럼 수북하게 쌓여 반질반질 윤기가 흐르는 우엉조림이 이 집 김밥 맛의 주인공이다.


도시락에 김밥을 담고 그 위에 우엉조림을 한 움큼 집어 아낌없이 올려 주는 게 특징이다. 우엉이 듬뿍 들어간 김밥 위에 다시 우엉조림을 한 젓가락 올려 먹는 순간, 아삭하고 달큰한 우엉과 고소한 김밥이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조금 더 걸음을 옮기면, 고소한 통닭 냄새가 발길을 붙든다. TV 인기 프로그램 ‘생활의 달인’에 소개된 천북양념통닭이다. 커다란 가마솥에서 바삭하게 튀겨낸 닭에 열 가지가 넘는 재료로 만든 비법 양념을 골고루 버무려낸다. 달짝지근하면서도 은근히 매콤한 양념은 누구나 좋아할 맛이다. 국내산 생닭만 고집하는 정성 덕분에 ‘치킨 성지’라 불릴 만큼 전국에서 손님이 찾아온다.



소박하지만 잊히지 않는 또 다른 식도락
성동시장 식도락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골목마다 떡볶이, 어묵, 튀김 같은 친근한 분식집들이 즐비해 여행자를 행복하게 한다. 특히 커다란 솥에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찹쌀순대는 늘 인기가 많다. 갓 썰어낸 순대를 소금에 찍어 한입 베어 물면 쫀득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입안 가득 퍼진다.



몇 걸음 채 못가서 이번에는 팥죽의 유혹이 기다린다. 커다란 솥에 오랜 시간 정성 들여 끓인 팥죽은 담백하고 은은한 단맛이 매력적이라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 계절마다 달라지는 주전부리 풍경 또한 시장의 묘미다. 겨울엔 따끈한 군고구마와 호빵, 여름엔 시원한 콩국과 달콤한 식혜가 시장을 한층 즐겁게 만든다.

주소 : 경주시 동문로24번길 12
문의 : 054-772-4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