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가 있는 경주

취재기사천년고도 경주에서 누리는 한옥의 하루2025.10.01

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경주 여행, 유적지만 둘러보고 끝내면 아쉽다. 경주에서 진짜 매력은 한옥에서 드러난다. 햇살 드는 고택 마루에 앉아 나누는 차 한 잔, 기와지붕 아래서 즐기는 정갈한 밥상, 그리고 밤에는 한옥 스테이까지. 전통의 미학이 깃든 한옥의 하루가 경주를 특별한 여행지로 빛나게 한다.


한옥에서 즐기는 경주의 매력



가장 한국적인 감성, 한옥


경주에 들어서는 순간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기와지붕의 곡선이다. 하늘을 향해 유려하게 뻗은 지붕은 고도(古都) 특유의 기품을 담고 있다. 골목마다 자리한 한옥은 박물관 속 전시물이 아니라 오늘도 누군가의 일상과 취향을 품은 살아 있는 공간이다.


한국의 멋을 전해주는 한옥


한옥은 겉모습보다 그 안에 머무는 시간이 더 매력적이다. 오랜 세월을 견딘 나무 기둥 사이로 스며드는 바람과 창 너머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풍경, 그리고 밤이면 처마에 걸린 별빛을 감상하다 보면 여행자가 아니라 경주의 삶 속에 스며드는 기분이다.


머무는 시간이 더 아름다운 공간



백년 고택 카페에서 시작하는 경주 여행


여행의 시작은 한옥 카페가 제격이다. 대릉원 돌담길을 걷다 보면, 오래된 기와지붕 아래 고즈넉한 ‘1894 사랑채’가 모습을 드러낸다. 이름의 숫자는 집을 지은 해를, 사랑채는 손님을 맞이하던 공간을 뜻한다.


1894년에 지은 한옥 카페


백년 고택을 개조한 이곳에 들어서면 연못이 있는 정원과 툇마루가 먼저 반긴다. 햇살 가득한 툇마루에 앉아 마시는 커피 한 잔, 온돌방에 앉아 창밖 풍경과 대추차 한 모금. 분위기만으로도 마음이 절로 차분해진다.


툇마루와 온돌방에서 나누는 차 한 잔


메뉴 또한 한옥 감성을 담았다. 대추차, 생강차, 미숫가루 같은 한국 전통차가 시그니처 메뉴다. 한국식 음료 외에도 신선한 원두로 내리는 커피도 인기가 높다. 팥물을 부어 내는 찐빵과 찹쌀떡 가득한 팥빙수는 그야말로 인생 디저트. 이곳에서의 한 잔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경주의 시간을 마시는 경험이다.


사랑채의 인생 디저트



기와지붕 아래 차려진 연꽃 향 가득한 밥상


경주 오릉 맞은편의 연 요리 전문점 하연지는 미식 여행의 필수 코스다. 경주시 역사문화음식으로 지정된 진짜 로컬 맛집이다. 웅장한 한옥 안에 들어서면 은은한 연꽃 향부터 기분이 달라진다.


웅장한 한옥 로컬 맛집, 경주시에서 인정한 연 요리 전문점



경주시에서 인정한 연 요리 전문점


상 위에는 활짝 핀 연꽃 모양의 양파 장아찌를 중심으로 연근떡갈비, 연근소스샐러드, 연잡채 등 다채로운 연 요리가 오른다. 연근에 두부와 채소를 넣어 구운 연샌드는 10년간 연 요리를 연구해온 김정련 대표의 야심작이다.


시선을 사로잡는 연잎밥 한 상


하이라이트는 연잎밥이다. 연잎을 펼치는 순간 은은한 연 향이 퍼지고, 12가지 잡곡을 넣은 밥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여기에 직접 담근 된장으로 끓인 시락국(시래깃국)과 제철 산채까지 더해지면 한 상 가득 계절이 담긴다. 맛도 분위기도 완벽한 밥상이다.


연꽃 모양의 양파장아찌/계속 손이 가는 연근떡갈비/하연지의 야심작 연샌드



한옥에서 보내는 밤, 프리미엄 한옥 스테이


여행의 마무리는 한옥 스테이다. 기와지붕 아래에서 특별한 밤이 기다린다. 대청마루에 앉아 하루를 차분히 정리하고, 나무 향 가득한 방 안에서는 고요한 밤을 만끽하는 순간, 바람 소리와 풀벌레 소리가 자장가처럼 들려온다.


전통미와 현대 감각이 어우러진 한옥 스테이


수많은 한옥 스테이 중 헤리티지 유와는 전통의 아름다움과 현대적 감각을 동시에 담은 프리미엄 한옥 스테이다. 경주시 건축상 대상을 받은 건축가 손명문이 설계한 공간답게 디테일이 살아 있고, 정원은 세계적인 가든 디자이너 황지해가 조성해 사계절 자연이 그대로 스며든다.


유명 건축가와 가든 디자이너의 합작품


객실은 한국의 전통을 기본으로 모던한 가구와 조명으로 세련미를 더했고, 객실마다 전용 마당과 작은 정원이 있어서 낮에는 차를 즐기고, 밤에는 아무 방해 없이 별빛 감상이 가능하다. 경주에서 누리는 완벽한 하루의 마무리다.


통창 가득 자연을 담아낸 거실과 욕실


나만의 마당이 주는 프라이빗한 시간



여행정보

1894사랑채 : 경주시 포석로1068번길 23 / 054-776-4086
하연지 : 경주시 포석로 932-4 / 054-777-5432
헤리티지 유와 : 경주 포석로 980-26/ 010-5470-2205


글, 사진 여행작가 유은영
※ 위 정보는 2025년 9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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