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가 있는 경주

취재기사경주의 속깊은 솥밥과 쌈박한 쌈밥 이야기2025.10.21

경주에서 먹는 밥은 특별하다. 색다른 솥밥과 쌈밥집이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솥밥은 조선 시대 궁중에서 귀한 손님을 대접했던 귀한 밥이다. 황남동에는 제철 채소와 익힌 나물, 제육볶음으로 쌈밥 거리의 명성을 잇는 노포 쌈밥집이 남아 있다. 한정식 못지않게 반찬이 그득 차려지는 시골밥상의 인심도 넉넉하다. 직접 담는 강된장과 싱싱한 쌈 채소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배동산골밥상의 쫄깃한 우렁이 쌈도 빼놓을 수 없는 경주의 쌈밥이다.


<사진01> ‘정록쌈밥’의 멸치젓을 얹은 양배추 숙쌈



경주 가면 솥밥 먹을까? 쌈밥 먹을까?


경주 사람들은 가벼운 공기밥보다 묵직한 솥밥을 좋아한다. 예부터 가마솥에 밥을 지어 먹던 우리 민족에게 솥밥은 애정이 깃든 음식이다. 나무 뚜껑을 열어 김이 모락모락 나는 고슬고슬한 밥을 한 수저 뜨면 입안에 단맛이 가득 찬다. 돌솥 바닥에 고소하게 눌은밥은 솥밥을 즐기는 절정의 맛이다.


<사진02> ‘복길’ 경주본점의 전복 솥밥, <사진03> ‘우렁각시쌈밥’의 우렁이쌈밥


밥만 먹어도 맛있는 솥밥에 전복, 불고기 등 해산물과 소고기를 넣어 다채로운 맛을 추가하는 새로운 스타일의 솥밥이 인기다. 그저 솥밥만으로 매력적인 밥상이다.


<사진04> ‘복길’ 경주 본점의 전망 좋은 테이블


경주에서 노포를 찾다 보면 쌈밥집이 많다. 예부터 제철에 나는 채소와 해조류로 쌈을 먹던 건강한 습관 덕분이다. 황남동 대릉원 거리에는 경주의 향토음식으로 사랑받았던 경주쌈밥 거리의 추억이 남아 있다.


<사진05> 경주쌈밥거리에 남아있는 ‘정록쌈밥’


경주 쌈밥은 상추와 깻잎 등의 신선한 채소와 살짝 익혀서 먹는 양배추, 호박잎 등의 숙쌈 외에도 다시마 등이 곁들여 나와서 다양한 쌈을 맛볼 수 있다. 아삭한 상추 안에서 구수한 쌈 된장과 쫄깃한 우렁이 살이 씹히는 맛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룬다.


‘우렁각시쌈밥’의 우렁이 강된장 제육 우렁이무침 쌈밥



솥밥에 어울리는 모든 찬과 요리를 한 상에, 복길 전복솥밥


솥밥의 화려한 변신, 복길의 솥밥은 시각적으로도 풍성하다. 초록빛의 대릉원이 내려다보이는 전망이 아름다운 식당에서 먹는 솥밥이라 더 근사하다. 복길의 솥밥은 전복이나 불고기를 얹어 보글보글 밥을 끓여 바삭한 곱창 김에 싸서 밑반찬과 함께 먹는다.


<사진07> ‘복길’ 경주 본점의 3인 스페셜 세트


까다로운 젊은 층도 미각 수준이 높은 어르신도 만족할 만한 맛이다. 전복 솥밥에 고소한 버터를 넣어 비벼 먹으면, 무엇을 먹든 상상 그 이상의 풍미를 경험할 것이다. 간이 딱 맞게 양념 된 한우 불고기 솥밥의 매력도 뒤지지 않는다.


<사진08> 버터를 넣어 비벼먹는 고소한 전복 솥밥, <사진09> 감칠맛 넘치는 불고기 솥밥


복길 식당의 솥밥의 반찬에는 밥도둑이라 불리는 젓갈 사형제가 나온다. 청어알 젓갈, 창난젓, 가리비 젓갈, 낙지 젓갈과 초석잠 장아찌, 특제 양념 소스가 옹기종기 나오는데, 솥밥에 찰떡같이 잘 어울린다. 솥밥 세트를 주문하면 다채로운 반찬이 풍성하게 차려진다.


<사진10> 전복밥을 곱창김에 싸서 먹는 맛이 일품이다, <사진11> 전복밥과 창난젓의 맛이 조화롭다


노릇노릇 먹음직스럽게 구운 고등어구이는 레몬즙을 뿌리고 고추냉이를 얹어 먹으면 고급 요리가 된다. 전복솥밥과 전복죽 외에도 튼실한 전복찜을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맛도 별미다.


<사진12>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전복찜



쌈밥에 어울리는 초록 채소와 나물 쌈이 한가득, 정록쌈밥


경주 지역에서는 예부터 제철 채소로 차린 쌈밥을 즐겨 먹었다. 경주 대릉원 옆 쌈밥 거리의 명성은 정록쌈밥이 이어가고 있다. 경주의 쌈밥은 인심이 후하다. 꽃상추와 참나물, 풋배추 등 쌈 채소뿐만 아니라 찜 솥에서 말캉하게 쪄낸 숙채(익힌 나물)와 20여 가지 반찬이 풍성하게 나오기 때문이다.


<사진13> 한정식 못지않은 경주 스타일의 정록쌈밥


1대 사장님이 감포에서 공수해 직접 담근 통멸치 젓갈은 양배추쌈이나 미역쌈에 마늘장아찌를 얹어 먹으면 별미다. 구수한 된장찌개와 순두부찌개, 특제 쌈장은 쌈밥과 잘 어울린다.


<사진14> 쌈밥에 잘 어울리는 순두부찌개


황리단길 아침 식사 맛집으로 사랑받는 정록쌈밥은 이름에 걸맞게 아침 시간에도 손님들로 북적인다. 젊은 세대에겐 어르신 모시고 가면 칭찬받는 집, 엄마 밥 먹고 싶을 때 반찬이 다양한 쌈밥집으로 추천하는 식당이다.


<사진15> 고추장 불고기가 먹음직스러운 제육쌈밥, <사진16> 싱싱한 쌈 채소와 달큰한 숙채 쌈과 쌈장 세 가지


제육쌈밥 외에도 오리불고기, 소불고기, 제주등갈비 쌈밥 등 네 가지 메인 쌈밥이 있어 대가족이 가도 각자 취향껏 주문할 수 있다. 식당 내부에는 넉넉한 단체석이 있어 모임을 하기에 알맞다. 매장 앞쪽에 널찍한 주차 공간도 편리하다.


<사진17> 콩나물을 넣고 볶아 식감이 좋은 돼지불고기



무제한 제공 쌈 채소와 우렁이무침쌈밥, 우렁각시쌈밥


정감이 느껴지는 가게 이름처럼 우렁이가 주인공인 쌈밥이다. 투박한 뚝배기에 담겨 나오는 우렁이 강된장이 넉넉하다. 쌈밥은 우렁이 강된장을 기본으로 제육이나 우렁이무침을 또는 두 가지를 함께 추가한 메뉴가 있다.


<사진18> 우렁이 강된장을 듬뿍 얹은 쌈밥


우렁이 강된장과 제육, 우렁이무침이 나오는 밥상은 빨갛게 무친 우렁이무침부터 젓가락이 간다. 쫄깃한 우렁이와 새콤달콤한 채소 무침이 입맛을 돋운다. 우렁 강된장 쌈밥은 채소 한 바구니와 밥 한 그릇이 금세 사라진다.


<사진19> 각종 채소를 넣어 새콤달콤하게 무쳐낸 우렁이무침, <사진20> 쫄깃하고 구수한 우렁이 강된장


먹음직스러운 참가자미조림은 감포에서 공급되는 싱싱한 참가자미를 경주식으로 매콤하게 조려내고 밀양산 우렁이는 직접 담근 된장으로 우렁이강된장을 만든다. 적상추, 겨자잎, 쌈케일, 당귀잎 등 싱싱한 채소 10여 가지가 무제한으로 제공된다.


<사진21> 무제한으로 제공되는 채소 코너


상추에 당귀잎을 깔고 매콤한 우렁이무침과 돼지불고기를 얹어 야무지게 한 입 넣으면 쫀득한 식감과 채소의 향기가 어우러지면서 쌈밥의 향연을 만끽할 수 있다. 경주 남산을 찾는 등산객들이 남산의 정기를 받는 맛집이라며 추천하는 로컬 식당이다.


<사진22> 우렁각시쌈밥 식당의 외관



여행정보

[복길 경주본점]
주소 : 경북 경주시 첨성로 71
문의 : 054-748-3555
이용시간 : 10:30~21:00(16:00~17:00 브레이크 타임), 20:10 라스트오더


[정록쌈밥]
주소 : 경북 경주시 계림로 48
문의 : 054-772-9333
이용시간 : 10:30~20:30(16:00~17:00 브레이크 타임)


[우렁각시쌈밥 경주삼릉본점]
주소 : 경북 경주시 삼릉2길 21
문의 : 0504-746-0007
이용시간 : 11:00~20:00, 월요일 정기휴무



글, 사진 여행작가 민혜경
※ 위 정보는 2025년 10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경주화백컨벤션뷰로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